나의 그림은 어떤 특징?
한동안은 그림일에 전념하기 보다는 일도 알아보고 그 일과 관련해서 시간들을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좀처럼 그림을 시간내서 그리지 못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여름이 좀 더 지나고 하는 일에 익숙해지면 그림을 또 그려볼 생각입니다.
저는 그림이 전공이면서도 결국 저는 취미로만 될 수 밖에 없을까 하는 고민이 들때도 있었습니다. 취미로 된다고 하면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저의 의지를 꺾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어딜가도 가게에 걸려있는 흔히 보는 그림들, 잘 그린 그림들도 볼 수 있습니다. 남들과 기술 능력이 같다면 결국 그림도 잘 그린 그림이라고 볼뿐 그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그림은 재미가 없습니다.
저도 원래는 잘 그리는 편에는 속하지 못했습니다. 실력을 쌓고 있는 기간에는 나도 저런 사람처럼 그려낼 수 있을까 하며 부러워하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저만의 그림 기법이 확고해 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난 그림들을 보면서 느낀건 나는 마음을 담아 그렸기에 내 그림은 항상 신선함과 재미를 준다 라는 의미를 지어볼 수 있었습니다. 몇몇 사람은 이런거 까지 그려야 해? 하면서도 저는 그런 부분을 두세번 확인하며 그림을 그립니다.
음식에도 마음으로 만들면 맛이 있듯이 저의 그림 성향이 재미있는 이유는 그림을 그리면서 즐거워하는 저의 마음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즐거워서 하는 일이 잘 그린다라는 단계까지 가기에는 아직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도 그 과정에서도 내가 싫어 하는 일도 같이 배워야 하기때문입니다.
그림은 중도에 잠시 멈췄더라도 내가 배웠던 미술과 관련된 내용이 나올때가 가장 좋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결국 나에게는 그 과정이 지루하고 참는 시간이었다고 해도 그 일의 연장선이 되어 이어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는 일이라고 해도 그 속에서 해 나가는 일들이 있으면 그곳에서 저는 희망을 얻습니다. 내가 못해내는 일이 있기도 하지만 내가 마음을 쏟은일은 이뤄낼 수 만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
그림 다시 시작하기
저는 그림에 몇년은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림에 미련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잠시 접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걸 그리워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충분 했는데도 저는 한번 그리고 나서 잠시 휴식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흥미를 갖고 시작하면서도 배우기 어려워 했던 그림이 었지만 저는 다시 그림을 그리는 걸 그리워 하고 있었습니다.
남들은 취미 생활로 그리는 그림이었지만 저는 전공이었기에 깊게 파고드는 걸 더 원했습니다. 남들도 하지만 나라서 할 수 있는 일로 가고 싶어 했기 때문입니다. 저도 한가지를 정해서 배우면 이런 마음으로 시작했던거 같습니다. 그 일이 어려워도 난 그게 즐거운 일이니깐 하면서 위로 했던 시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힘든걸 넘겨야 하는 일이 쉬워질거라고 여겼으니깐요.
저의 그림 선생님도 제가 그림을 하는 모습을 봐왔지만 배우고 싶다는 열정만큼은 알아봐 주었다는 생각은 듭니다. ‘너가 그림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건 많이 그려보지 않아서 이다. ’ 자주 칭찬을 해주진 않으셨지만 작품을 완성하거나 과정에서도 그림을 마음에 들어한다고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림은 내게도 성장 과정이었고 그 일도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 노력한 일이기도 했기에 다른 일을 선택할 땐 후회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직업을 갖는데 고민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그림 활동과 한창 멀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 일을 선택했을때 그림을 배우고 싶지 않았던 걸까 생각을 하면서도 꼭 그런건 아니었던거 같습니다. 저는 어떤 일을 하다가도 시도만 하고 성과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 안에서도 제가 배울 점은 남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어느 하나 정하지 못했지만 저는 그 안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전만큼 그림을 자주 많이 그리는 편이 아니라 휴식기를 갖고 그림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그 시간에 몰아서 집중을 하는 편 입니다. (저도 이런걸 보면 천성적인 작가 기질이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다시 그림을 그리기를 시작해보니 무더운 일상 속에서도 단비를 맞는거와 같습니다.
p.s. 그림을 시작으로 제가 하는 영역을 넓혀 간다면 제가 잘하는 일도 찾을 수 있겠지요?
그림과 이야기
미술을 다닐때 만해도 저는 선생님이 어떻게 그리는지 관찰하고 주의 깊게 보기도 했습니다. 보고 따라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리는 감각을 익혀 나도 적용할수 있도록 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은 유연한 손놀림에 따라 물감을 자유자재로 사용하지만 저는 아직 손에 익숙치 않았습니다. 저와 같이 배운 10살 위 언니도 실력이 있어서 선생님이 하는 색 표현을 따라할정도 였습니다.
저는 어떻게 그릴까 고민하던중 선생님이 제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소현아 내가 너어게 손을 줄게, 넌 내가 후에 도 수채화를 잘 그릴 수 있게 만들어 줄거다‘ , 실제로 그 말이 진짜로 하는 말은 아니지만 저는 그 말을 듣고 안심해 했습니다. 늘 실수를 할까 두려움을 가지고 내가 하는게 이게 맞을까 의문이 들면서도 그럼에도 선생님도 가끔은 ‘이렇게 하는게 아니지~’ 하면서 쓴소리도 같이 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할수 있다는 희망도 함께 주어 저는 그림 그리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화실을 찾아왔을때 말 없이 화실을 들어왔을때는 선생님은 저인줄 알았는지 ’소현아 왔나‘ 하면서 인사를 건네주기도 했습니다. 저도 잠시라도 담소를 나누고 앞으로 할 계획도 의논하고 화실을 나왔습니다. 20대 중반때까지 함께한 선생님의 가르침은 지금도 늘 한결 같습니다.
어느날 저는 그림을 그리는데 지금은 옆에 선생님도 있지 않습니다. 같이 대화하던 이모님이나 언니도 한번은 연락했지만 각자 일을 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초등학생 6학년 1년,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에서 중반까지 10년, 그림을 놓지 않기 위해 쏟아 부은 시간은 아깝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내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 선생님이 ’내 손을 줄게‘ 하는 말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p.s. 선생님 다음에라도 선생님에게서 배울 수 만 있다면 제대로 배우겠습니다.
미술관 작품 설명 만들어지는 법
보통 미술관에 가면 작품과 함께 작품 제목과 설명 캡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술 작품을 전시를 하는데 설명이 필요한가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전에 클림트 레플리카 전시를 보러 가면서 알게 되었지만 클림트는 자신의 작품이 어떤 의미로 작품이 만들어졌는지 해석하는 걸 거부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미술 작품을 설명은 의뢰를 받았기 작가 자신이 직접 설명을 붙인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설명이 어떤 걸 뜻하거나 의미를 부여했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은 다 지어낸 글이라고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글이 멋들어지게 표현하는건 작가의 기량이기도 합니다.
저도 제 졸업 작품을 설명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도 인터넷에 찾아가면서 고민을 해서 적었는데 '꿈과 이상'이라는 제목으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그때 제 작품 설명을 교수님들은 수긍은 하셨는데 저는 이걸 나무 위키에서 찾았다고는 말은 못했습니다.
어떤 때는 표현과 기법이라는 강좌 수업에서도 전시할 작품을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저의 시계 속에는 현재의 모습 과거의 모습만 있을뿐 그 시간은 더이상 제게 말을 해주지 않습니다' 사실 이 말도 바닐라 어쿠스틱이라는 인디노래의 노래가사말 이었습니다.
요즘은 작품 설명을 하려면 정보를 검색하고 작가의 생각을 좀 더 가미해서 의미를 연결 짓기도 합니다. 전시회에 가면 작가의 작품 설명들을 읽어가며 그림을 감상하기도 하지만 그 그림에 연구하는게 아니라면 진지하게 읽어가지 않아도 무방 합니다.
미술작품을 보았다면 내가 받은 느낌 직감과 상상을 믿어보셔도 좋습니다.
처음 화실의 인상
고등학교 졸업하기 직전 쯤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화실을 처음 가보았습니다. 그 문을 여는 순간 물감냄새와 함께 풍겨져 나오는 색감있는 풍경이 눈에 선선하게 들어왔습니다. 내가 교실에서 봤던 책상, 의자, 칠판이 아닌 화판과 이젤이 있는 공간, 그건 마치 내가 공부를 마치면 돌아오고 싶었던 미술실 풍경이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저의 도구는 책과 사프펜슬이 아니라 붓과 판넬 캔버스를 이용한다는데에 낯설면서도 설렘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의 그림을 보았을때 실제로 사실 처럼 보이지만 사진은 아닌 그림 같은 그림,
그게 저의 마음을 사로 잡기도 했습니다. 그림을 하게 된다면 난 정말 늘 행복할거 같아, 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 저는 그걸 믿어보기로 결심 했습니다. 그림도 노동이기에 공부와 같아서 꾸준함과 인내심을 요구했지만 그림을 배울수 있다면 그 과정마저 안고 가기로 했습니다.
저는 한 3년 한곳에서 하다가 또 한번 장소를 바꿔서 옮기고 이사를 해서 또 한번 이렇게 화실을 옮겨 다니곤 했습니다. 제가 두번째로 간 화실은 2층으로 올라가야 했는데 노후된 부분도 있었지만 그곳에서도 그림을 배우는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저는 나름 만족 했습니다. 그때는 수채화와 소묘 두가지를 같이 했었습니다.
사실 날씨가 더울때는 그 안이 정말 더운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선풍기 하나로 견뎌 냈습니다. 매일 저녁이 되면 계단 내려가는 곳이 캄캄하기도 했었는데 선생님은 일정이 있으면 제가 그림을 마무리 할때까지 하고 갈 수 있도록 예비 열쇠도 만들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그 열쇠를 가지고 평일에도 가고 주말에도 사람이 없어도 간 적은 있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이모님은 저녁엔 어두우니 너무 늦게까지는 하지는 말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시기때 멘땅의 헤딩과 같이 그림으로 외길만 걸어온 생활을 해왔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열쇠는 화실을 한번 옮기고 난 뒤 그림을 쉬고 있을때 정리 했던거 같습니다. 지금도 이 열쇠를 보면 그림을 그리며 생활했던 모습을 떠올리고 합니다. 제 친구도 매일 입시때 뒷받침이 없고 발만 있는 둥근 의자에 오래 앉아서 허리가 아팠다고 하네요. 하지만 사람들과 모이면서 서로 담소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곤 했습니다. 다시는 이 열쇠로 화실 문을 열지 못합니다. 화실은 첫 인상은 지금은 인상과는 다르지만 제가 소중하게 여겼던 시간들이 있습니다. 항상 이 열쇠 속에 간직해 있기를
그림으로 마음을 치유 했습니다.
보통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 즐거워서가 첫번째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저에겐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주변 사람으로 부터의 기대와 관찰로 인해 꿈이 정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는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림을 해서 무언가를 하겠다 라는 의지를 보였을 수도 있지만 저는 그보다 저의 삶의 관점에서는 조금은 달랐습니다.
저는 특기라는건 없고 제가 좋아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을 관찰하는걸 좋아했지만 사람들과 친하기를 어려워하고 혼자 지내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각자 관심거리가 있고 사람들이 관심 있는거에는 저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과는 거리가 있으면서도 나 혼자만의 세계에 더 집중을 하는 타입이기도 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거도 아니고 자신감이 없는 제게는 그림만이 저의 친구라고 생각했습니다. 행동이 느리고 시간이 걸려도 내가 스스로 관심 있는데에 몰두하는거는 그만큼 행복한 일이기도 했으니까요. 학교 미술시간에는
친구들이 주목과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입시과정을 지나고 대학을 갈때도 친구를 사귀는걸 어려워 할때 그때 다가와준 한 한과 친구도 있었습니다. 관심거리가 그림이다 보니 그 친구와는 정말 많은 시간을 보내며 대화를 했습니다. 이야기를 하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습니다. 또 저는 저녁마다 평생교육원에 있는 미술 교실에 가서 나이대 있는 미술이모님 분들과도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하고 쉬는 시간에 다과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이런점이 제 삶에서 미술이 가장 중요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때는 취업이라는 벽이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그것만 해도 살아가는데 충분하다고 느꼈으니까요. 입시때 처럼 공부에 스트레스 받지 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니어도 그림에서 만큼은 스스로가 자존감이 높아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림 과정도 쉬웠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때마다 같이 함께 하는 사람들과 있어 견디게 된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그리고 믿고 의지가 되어 가능했던거 같습니다.
어느날 저는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가 되었지만 하루는 예전에 같이 공부했던 이모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을 보는 순간 저는 너무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했습니다. 그분도 요즘 뭐하고 지내는지 물어보고 별말은 하지 않았지만 또 인사하며 헤어졌습니다. 분명 저는 그때도 내가 나아갈 길을 찾는 중이었지만 삶의 과정을 겪는거도 저에게는 중요하고 의미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나는 방향을 잡게되면 미술 선생님을 한번은 뵈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도 그림을 하는 시기가 길었던 만큼 지금의 어려운 상황도 극복을 할 수 있을거라고 다짐을 해봅니다. 어느 순간에는 나는 예전 처럼 유리 창문에 비춰진 초록잎 아래에서 그림 그리며 시간을 보낼 거라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