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0대 후반까지는 그림 화실 외에 기댈곳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화실문을
들어설때 부터 이 길로 내가 먹고 살일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화실에 들어서자 마자 어떻게 하면 그림에서 사실감이 있는 표현을 할까 늘 생각하며 고민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만 기다렸던 날도 있었습니다. 나의 예민한 성격에도
같이 그림 작업을 하는 이모님들과 같이 수업하는게 편하고 좋았습니다. 한번씩 다과도 가져오고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 하는 시간도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집에서 야식을 잘 먹지 않는데
화실 선생님과 이모분들이 번갈아서 쏘기도 해서 피자와 치킨을 먹을 기회도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피자헛과 도미노를 집에서 시켜먹을 일이 없어 맛있게 먹기도 했습니다.
그림을 하는 과정에서도 격려와 응원도 있었지만 인생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선생님의 쓴소리도
가끔 그리워 집니다. 이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내가 너에게 잘해주거나 칭찬을 하면 너의 실력은
늘지 않는다.’ 라고 종종 이야기도 해주었습니다.
주로 화실 선생님은 입시에서 배운 미술이 아니라 미술의 본질과 탐구에 더 집중할 수 도록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런 수업이 제가 다른 일을 하거나 도전을 할때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취업이라는 결과를 얻지 못해도 내가 제일 배우고 싶어했던 일을 할 수 있다는데에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그리고 공부 든 그림이든 어떤일에 있어서 누군가의 지지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나를 챙기지 못한 시간들도 되돌아 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림도 제겐 중요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일에 공감하고 내가 가진 능력에
주변이 행복해 지는 그런 일을 해야 겠습니다.
처음 화실의 인상
고등학교 졸업하기 직전 쯤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화실을 처음 가보았습니다. 그 문을 여는 순간 물감냄새와 함께 풍겨져 나오는 색감있는 풍경이 눈에 선선하게 들어왔습니다. 내가 교실에서 봤던 책상, 의자, 칠판이 아닌 화판과 이젤이 있는 공간, 그건 마치 내가 공부를 마치면 돌아오고 싶었던 미술실 풍경이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저의 도구는 책과 사프펜슬이 아니라 붓과 판넬 캔버스를 이용한다는데에 낯설면서도 설렘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의 그림을 보았을때 실제로 사실 처럼 보이지만 사진은 아닌 그림 같은 그림,
그게 저의 마음을 사로 잡기도 했습니다. 그림을 하게 된다면 난 정말 늘 행복할거 같아, 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 저는 그걸 믿어보기로 결심 했습니다. 그림도 노동이기에 공부와 같아서 꾸준함과 인내심을 요구했지만 그림을 배울수 있다면 그 과정마저 안고 가기로 했습니다.
저는 한 3년 한곳에서 하다가 또 한번 장소를 바꿔서 옮기고 이사를 해서 또 한번 이렇게 화실을 옮겨 다니곤 했습니다. 제가 두번째로 간 화실은 2층으로 올라가야 했는데 노후된 부분도 있었지만 그곳에서도 그림을 배우는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저는 나름 만족 했습니다. 그때는 수채화와 소묘 두가지를 같이 했었습니다.
사실 날씨가 더울때는 그 안이 정말 더운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선풍기 하나로 견뎌 냈습니다. 매일 저녁이 되면 계단 내려가는 곳이 캄캄하기도 했었는데 선생님은 일정이 있으면 제가 그림을 마무리 할때까지 하고 갈 수 있도록 예비 열쇠도 만들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그 열쇠를 가지고 평일에도 가고 주말에도 사람이 없어도 간 적은 있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이모님은 저녁엔 어두우니 너무 늦게까지는 하지는 말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시기때 멘땅의 헤딩과 같이 그림으로 외길만 걸어온 생활을 해왔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열쇠는 화실을 한번 옮기고 난 뒤 그림을 쉬고 있을때 정리 했던거 같습니다. 지금도 이 열쇠를 보면 그림을 그리며 생활했던 모습을 떠올리고 합니다. 제 친구도 매일 입시때 뒷받침이 없고 발만 있는 둥근 의자에 오래 앉아서 허리가 아팠다고 하네요. 하지만 사람들과 모이면서 서로 담소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곤 했습니다. 다시는 이 열쇠로 화실 문을 열지 못합니다. 화실은 첫 인상은 지금은 인상과는 다르지만 제가 소중하게 여겼던 시간들이 있습니다. 항상 이 열쇠 속에 간직해 있기를
그림 작업실
한 대학 시절에 이사를 한번해서 졸업하고 3년을 화실에서 그림 공부를 하였습니다.
여름에는 환기는 잘 안되는 곳이이서 꿉꿉하고 겨울에는 난로를 틀어도 벽쪽에는 추운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배우기는 적당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림 하나에는 집중하기 좋은 그런 공간이었거든요. 버스타고 15분 정도 걸리고 도착하면
그림 부터 먼저 그리는 일을 했었습니다. 그 시간도 행복했던 때도 있었지만 약간의 고난도 있었습니다. 저녁 늦게까지 남아 그림을 그리고 저녁 9~10시 되기 전까지 그림을 한 적도 있습니다. 약간의 휴식도 취하고 배고플땐 밥을 사와서 먹거나 도시락을 가져가 먹기도 했습니다. 제게는 그거 하나만 목표가 있었기에 그 일이 고되고 몸이 욱신거려도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지금이 훈련이 되어 하나에 집중방법을 익힌거 같습니다.
안정된 직장을 얼른 잡고 저는 좀더 밝고 창문이 있는 곳에 작업실을 따로 만드는게 지금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이루어 지기를 기다려 봅니다.
작업실
집 그림 작업실
나의 방 옆에 베란다 쪽으로 께작 께작 작업을 하고 있던 중 주변이 너무 좁고 불편 하다느 걸 깨닫고 엄마와 함께 짐을 정리하면서 만들어진 작업실이다. 그전 부터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짐을 정리하고 나니 훨씬 수월하게 작업하기 좋은 공간이 되었다.
그때 전구도 새로 달고 밝기도 괜찮았다. 엄청 더운 여름과 겨울이 아니면 사용기 가능한 장소이다. 그림 작업도 되고 집에서 만들었기에 다른데 어디가서 구하는거보다는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음악을 틀어도 괜찮다. 왠지 내맘 같지 않은 오늘인데도 엄마와 같이 합작한 작업실이 좋기도 했다. 주말이면 언제나 전구를 밝히고 이용을 하면 되겠다.